2009년 11월 12일 목요일 오전 1:107

1.
대학교때 자취방에서... 자살할수 있을까, 라고 칼을 집어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어디선가 술을 잔뜩 마시고 취해선 한참 자고 있는 선배에게 전화해서 횡설수설 떼를 쓴 적도 있었다.
어느땐가는 악기를 다 집어 던지고 채를 분질러 버린적도 있었다.
동기와 마주 앉았다 하면 싸우고 술을 끼얹어 버리는 적도 있었다.
그보다 더 오래전엔..., 밤새 동방에 앉아 치복을 다림질하고 정리한 적도 있었다.

좀 과해도, 그래도 되는 적이 있었다....
그래도 되는 ...정말 그래도 됐을까.
아니, 그보다 뭘 위해서 그랬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공동체를 위해서.
과연 그랬을까.
나는 그저 내가 사랑받길 원해서였던건 아니었을까.

죽고싶다거나 도망가고 싶다거나...
격해지는 감정을 어쩌지 못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다.

나는..이제껏 그게 나라고 생각했다.
증오와 분노는 열정없이 가능하지 않으니까. 그만큼 뜨거운 거라고 믿었다.

과연 그랬을까.
그저 어린애처럼 철없이 굴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자는 대로만 해야 하고,
내가 중심이 되야 하고,
뜻대로 안되면 화를 내거나 위축되어 버리는..

칭찬받길 원해서 하는 행위는 이기심의 발로지만, 이타적으로 비쳐질수도 있는 거지.

....그랬던 걸까.


2.
..........집에 오기전 본사에 들렀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가서 혼자 앉아 있다 오거나, 불켜진 사무실을 바라보며 서성이다 돌아가거나, 집에 있다가 나와보거나..
학교에서 밤에 이리저리 헤메이다 동방을 찾아가던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

이젠 많이 달라져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집에 오면서 정말 난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완벽한 원진을 그리려면 바깥쪽으로 뛰어"라고 했던 동기의 그 이야기는 좀 더 크게 보라는 말이었는데..
내게는 왠지 아무리 뛰어도 벗어날 수 없는 굴레나 한계 같은 이야기로 들린다. 지금 내 모습처럼..


3.
그래 기억났다.
처음에 적은 저 이야기 중 두가지는, 억울해서 행패를 부렸던 거다.
그렇게 아끼지 않고 열성을 다했는데, 무슨 이유에선가 그만두려고 했었다.
막상 그만두려니, 억울했다. 하지만 그만두어야만 할 것 같았고..그리고..너무 억울했다.
아무도 나에게 그만두라고 하지 않았고.
아무도...나보고 수업도 빠져가며, 잠도 자지 않으며 동방에 있으라고 하지 않았다.
그런데 난 왜 그렇게 살았을까, 왜 그만둬야 하는 걸까 ..
내가 그만두어도, 내가 없어도 불림은 불림이고...
...그럴걸 왜 그렇게 죽자고 열심히 했을까.


...내가 지금 그만둔다면...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지금도 똑같은 거다.
10년이 넘었는데, 정말 너무 변한게 없다....

근데...난  그때 불림에 다시 돌아갔다.
어째서였을까? 어떻게 했을까?...기억이 나지 않는다.

지금 난... 돌아갈 수 있을까? 어디로 돌아가야 하는 걸까..?

오늘 너무 횡설수설 하는구나...

성장 못한 내가 아무리 한심해도...조치원의 그 작은 동방과, 선배와 동기들...그립다..











by 방랑자 | 2009/11/12 02:04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2009년 10월 18일 일요일 2시 57분 오후 , 그리고 2009년 11월 3일 화요일 10시59분 오후

나는 학창시절 친구들의 연습장을 보는것을 좋아했다. 단어암기나 계산문제풀이같은 빡빡한 공부흔적 사이사이, 그 친구의 진짜 흔적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중 몰래 쓴 친구와의 잡담, 공부하다가 끄적거린 작은 그림, 글귀, 편지의 초고(?), 그리고 그걸 고쳐 쓴 흔적들...  그런 흔적을 찾으며 그 친구가 무심코 떨궈둔 작은 본심같은걸 보는 것 같았다.

회식자리에서 지갑을 잃어버린 그 주말, 일요일에 지갑찾으러 가면서 버스에서 폰에 끼적인 것.

by 방랑자 | 2009/11/03 23:00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2009년 7월12일 2시 26분 오전

오랜만에..싸이월드를 갔다..
세상에 선배님이 연락 좀 하라고 방명록을 남기셨다.
그런 사적인 온라인 활동은 거의 안하는데 말이지..

자꾸만...만나자고...하자고 하고 안하는 일이 너무 많다.
많아지고 쌓이니...이젠 그닥...미안함 마저 무뎌지고...
친구가 결혼했는지 기억도 안나고...
전화번호 바뀐지 1년이 넘도록 모르고..
출장갔을때 임신했다던 룸메양의 아가는 벌써 백일이 지나있었다.

이러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뭘 하고 있을까..
내가 가려는 길이 맞는 걸까...
그 길에 맞도록 뭔가를 하고 있기는 한 걸까...

모르겠다...

그저..그냥...내게 주어진 일을 다 하고 싶을 뿐인데...생각대로 잘 되지 않고..
자꾸만 유치하고 졸렬해지는 건.. 왜 그런지...요즘들어 더욱...

쉬고 싶다.
쉬는게...옳은일인지..잘 모르겠다..
쉬고 싶다기 보다...도망치고 싶어서일지도 모르겠다..

할수있다...할수있다...

by 방랑자 | 2009/07/12 02:39 |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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